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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성공회 평화대회, 서울
2007’를 마치며
지난 11월 14일부터 20일까지 6박 7일동안 금강산 및 파주 일대에서 “세계성공회 평화대회, 서울
2007”이 진행되었다. 지난 2005년 세계성공회협의회 제 13차 총회의 결의에 따라 준비된 이번
평화대회는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를 향한 세계성공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찾고자 14개의 나라에서 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참가자들이 함께하였다. 이번 평화대회를 통해 국내외 참가자들이 함께 나눈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금강산
평화기행
평화대회는 11월 14일(화)부터 16일(금)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평화기행을 시작으로 그서막이 올려졌다. 해외참가자 38명과 국내참가자 99명 등 총
137명이 참가했다. 평화기행을 통해 참가자들은 이 땅의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고 남북화해와
평화를 향한 남북교류의 현장을 보고 느끼며 그 중요성을 체감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한성공회와
더불어 현대아산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의 협력 하에 평화기행이 진행되었다.
대한성공회 역사상
이처럼 대규모로 북측을 방문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기에 사뭇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평화기행은 진행되었다. 금강산에 도착하여 숙소 배정을 끝내고 북측 교예단의 공연을 보고 나서야
북측 씨아이큐(CIQ)를 통과하며 가졌던 두려움과 긴장감을 내려 놓을 수 있었다.
둘째날 평화기행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 8월부터 수해로 인해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북측 고성군 일대 주민들을 돕고자 정성스레 준비한 수해복구지원물자 전달식이 예초 계획과는 달리 재조정 되었다. 급하게 일정을 재조정하느라 당황스러웠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궂은
날씨에도 평화대회 준비위원회의 방침에 잘 협조해 준 모든 참가자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올 해의 첫 눈을
금강산에서 맞으며 산행을 감행했다. 그리고 급기야 오후 늦게 약 20여명만이
참여한 가운데 수해복구지원물자 전달식을 북측마을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평화기행에 참가한 모든 이들이
함께 하지 못한 점이 아쉽기만 하다.
전달식을 마치고
오후 6시 137명 평화기행 참가자 전원이 함께 모여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감사성찬례를 가졌다. 박경조 주교님의 집전과 권희연 주교님의 설교로 이루어진 이번 감사성찬례는
우리 대한성공회에 있어 북측에서 가진 첫 공식적인 예배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
돌아오는 날
맑게 게인 하늘이 매우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파주에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일정을 쫓아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북녘 땅의 아쉬움을 마음 한구석에 남겨두고 남측 씨아이큐(CIQ)를
넘어 파주로 향했다.
2. 평화대회
개막식
11월 16일(금) 오후 4시 15분 평화대회 개막식이 파주 출판단지 내 아시아출판정보문화센터에서
열렸다. 평화기행 참가자들을 비롯하여 약 400여명의 국내외
성공회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막을 오렸다.
박경조 대주교와
우에마츠 대주교의 공동집전, 미국성공회 수장주교이신 쇼리 대주교의 개막설교와 켄터베리대주교 특사인 이임스
대주교의 축복기도로 이루어진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이 땅의 평화를 향한 세계성공회의 역할과 노력을 모색하는 첫 장을 장식했다. 개회예배에서 성찬의 전례를 통해 성찬례 본래의 의미를 현대화하여 재현하고자 했다. 이밖에도 이 땅의 멋을 깊이 녹여내고자 시조창 형태의 시편낭독 및 층계찬무를 가미하였다.
개회예배 이후
평화대회 준비위윈회 집행위원장인 김근상 신부의 사회로 공연 몇 개와 초청 및 축하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살풀이를 시작으로 박경조 주교님의 초청사가 있었고 박미영과 두번째달의 공연에 이어 노무현대통령의 축사와 한국교회협의회 총무인 권오성
목사의 축사, 그리고 세계기독학생총연맹의 사무총장 마이클 윌레스 부제의 축사가 이어졌다. 몇몇 축사에 이어 타악기 연주 그룹인 모듬북의 멋진 공연이 이어졌고 윤조모 주교님의 식사기도로 만찬이 시작되었다.
만찬이 끝나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매우 긴 하루를 보냈다. 아침 일찍 서둘어 이 땅의 동편에 위치한 북녘 땅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오후에는 임진각이 코 앞에 자리하고 있는 이 땅 서편 파주에서 이 땅의 평화를 노래하는 개막식에 이르기까지 매우 긴 하루를 보냈다. 이제 참가지들에게 남은 것은 보고 느낀 것을 잘 정리하고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으는
일이다.
3. 평화포럼
11월 17일(토)부터 20일(화)까지 3박 4일간 평화포럼이 파주 출판단지에서 진행되었다. 평화기행을 통해 얻은 평화감수성과 평화대회 개막식을 통해 형성된 일체감을 기반으로 약 120여명이 숙박을 하며 “분쟁과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향한 세계성공회의 노력과 역할”이란
주제로 평화포럼이 진행되었다.
첫 날 이 땅의
아픔과 상처들에 대해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산과 학살, 탈북과
남남갈등, 이 땅을 둘러싼 국제정세와 평화교육 현실 등. 그리고
이러한 아픔과 상처들을 치유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사회는 무엇을
해 왔는지 고백하며 현재 우리가 발딛고 서 있는 이 땅의 삶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둘째 날 지역교회를
방문하고 우리 대한성공회의 선교적 노력을 해외참가자들과 더불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회선교 영역에서의
남다른 열정과 세속화 시대 도시형 교회의 선교모델, 그리고 토착화를 기반으로 하느님 선교에 동참하는
우리 대한성공회의 선교적 노력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오후에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흐름이
민중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성찰하고 갈등지역의 활동사례를 통해 그 실상을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셋째 날 팔레스틴, 사이프러스, 스리랑카, 필리핀
등 갈등지역에서 교회가 피스메이커로서 어떠한 역할을 감당해 왔는지에 대한 경험을 함께 나누었다. 짧은
일정 속에서 각각의 지역적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갈등지역에서의 경험들을 기반으로 한반도 이 땅의 평화를 향해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머리를 맛대고 고민을 나눠
준 참가자들에게 사뭇 고마울 뿐이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일본성공회가 할 수 있는 일, 대만과 홍콩에 있는 교회가 할 수 있는 일, 미국성공회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세계성공회가 더불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러한 고민은
분과모임으로 이어졌고 분과모임에서 이루어진 내용을 토대로 ‘세계성공회
평화대회, 서울 2007’의 성명서가 만들어졌다.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 보고 느끼고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한 데 모아 예배에 담았고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오병이어의 기적이 오늘날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어떻게 되살아 날 수 있는지를
참가자들의 고백과 결단을 통해 재확인했다.
지난 11월 14일부터 6박 7일의 일정으로 진행된 평화대회는 그 막을 내렸다. 이를 위해 평화대회
준비위원회에서는 지난 6월 21일 준비위원회 발대식을 시작으로
국내외 성공회 가족들에게 평화대회의 의미를 홍보하며 대회를 준비해 왔다.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체득하고
북한사회에 대한 우리 안의 불신과 미움의 벽을 넘어보고자 금강산 및 개성 방문사업을 추진했다. 수해
및 기타 자연재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돕고자 수해복구지원을 위한 모금운동도 전개하였다. 또한 제 2차 남북한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0월 5일 국내 전문가들을 모시고 이 땅의 평화정착을 위한 국내워크샾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특별히 준비위원회는 이번 평화대회가 우리 대한성공회의 평화선교를 향한 하느님의 특별하신
선택과 초대임을 재확인하고자 전교회 기도운동을 전개했다.
많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6개월의 준비여정이 있었기에 평화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이러한 여정 속에 함께 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이번
평화대회가 종착역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 대한성공회에게 있어서 새로운 선교의 출발이요, 선교적 도전이다. 이를 의심할 사람은 우리 안에 그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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